아무도 없는 상태로 혼자 남아 있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급한 볼 일이 있는 사람처럼 자리를 떴다. 그녀는 자신을 끌어안고
놓아 주지 않을 손들을 피하기 위해 뒤돌아보지 않았다.
간수가 마리 앙투아네트의 서류를 뒤적이고 석방령에 싸인을 하는 동안, 그녀는 탑
아래에 멈춰 서서 기다렸다. 거긱에서 나올 때 마리 앙투아네트는 쪽문의 디딤돌이 위로
높이 솟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 문턱에 이마를 부딪쳤다.
"아프시지요?"
"오! 아니에요. 지금 그런 건 문제도 안 되지요."
마리 앙투아네트는 파리 혁명정부의 관리들과 함께 마차에 올랐다. 투명하게 맑은 8월의
밤하늘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다시 별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것이 '지옥'에서
하는 마지막 말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그녀는 그 분위기에 도취됐다. 센 강 위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새벽 세시, 마차가 콩시에르즈리 안으로 들어갔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첫 번째 쪽문을 통과했다. 거기에서도 탕플에서철머 커다란 문 속에
작은 문이 박혀 있었다. 이 여죄수가 이번에는 고개를 숙였다.
구불구불한 복도로 접어들기에 앞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경비실에 앉아서 기다려야 했다.
그녀는 한동안 보살피는 사람이
사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타인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그녀는 몽상에 잠겼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믿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탕플 감옥에서 그녀를
탈옥시키려고 시도했던 미코니이다. 그날 저녁은 모든 일이 신속하고 용이하게 그리고
그녀가 놀랄 정도로 공손하게 진행되었다. 1793년 7월 3일에 일어났던 일과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7월 3일 저녁, 국민의호로부터 또 하나의 체포령을 가지고 사람들이 황급히 도착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본능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 사람들은 그녀에게서 아들을
빼앗아 가기 위해 온 것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소란스러움과 불빛에 질려서 떨고 있는
아이와 헌병들 사이를 가로막고 서서 소리쳤다.
"날 죽이고 아이에게로 가시오."
헌병은 예의를 갖추어 명령문을 읽으려 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다시 소리쳤다.
"얘는 어린애예요. 그 애에게 필요한 것은 엄마예요. 얘는 아직 순진한 어린아이라구요."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 곁에서 사는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있다. 아이를 가족 없이 버려
둘 수는 없다. 어머니가 아이를 사랑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자기 아이의 존재와 아이에
대한 사랑만이 죽음을 눈앞에 둔 어머니를 진정시킬 수 있다.
그날 밤, 마리 앙투아네트는 숭고했다. 그녀는 흐느끼면서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권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고 나서 갑자기 그녀는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곧바로 헌병들은 아이의 침대로
달려들었다. 그들은 루와이얄 부인과 엘리자베스 부인을 위협하여 왕세자에게 옷을
입히라고 명령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발버둥치자 간수들의 큼직한 손이 그녀를
제지했다. 그녀는 아직 아들에게 말할 기운은 남아 있었다.
"오, 내 사랑하는 아들, 우리는 헤어져야만 합니다. 제가 당신 곁에 없더라도 당신의
본분을 잊지 마십시오. 하느님을 잊지 마십시오. 당신을 사랑하는 이 에미도 잊지 마시고,
부디 착하고, 참을 줄 알고, 정직한 사람이 되십시오. 그러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축복을 내려주실 것입니다."
아이는 탕플 감옥의 간수이자 제화공에서 카페 왕가 자녀의 가정교사로 승진한 시몽의
집에서 왕이 쓰던 방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는 3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바닥에 누워
있었다.
한 달 동안 매일 왕비는 아이가 탑 위로 올라올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다. 테라스
위쪽으로 차양이 빙 둘러쳐져 있었지만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윤곽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기다리는 금발의 사내아이의 모습은 결코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좋다.
그녀는 아들이 놀러 나올지도 모르는 정원을 갈라진 벽 틈으로 내다보려고도 했다. 그것도
소용이 없자 마리 앙투아네트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탕플 감옥에서는 열쇠 보관자들만이 음식을 공급해 주고 자물쇠를 확인하기 위해서
왕비의 방에 접근했다. 엘리자베스 부인과 루와이얄 부인이 잠자리를 돌보고 방 청소를
하고 왕비의 시중을 들었다.
하루는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경찰이 찾아왔다. 그녀는 그에게 엄숙하게 법령을
상기시켰다.
"국민의회는 항상 위대하고 정의로운 국가가 왕의 가족들을 보살피도록 규정짓지
않았나요."